극한 환경서 원자핵 어떻게 탄생하나…수십 년 난제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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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환경서 원자핵 어떻게 탄생하나…수십 년 난제 풀렸다

하이커뮤니티매니져 0 5 13:56







고에너지 양성자 충돌에서 중수소가 생성되는 과정. 중수소는 충돌 순간 바로 만들어지지 않고, 공명입자가 붕괴한 뒤 방출된 양성자와 중성자가 결합해 형성된다. CERN ALICE 인하 권민정 교수 제공



고에너지 양성자 충돌에서 중수소가 생성되는 과정. 중수소는 충돌 순간 바로 만들어지지 않고 공명입자가 붕괴한 뒤 방출된 양성자와 중성자가 결합해 형성된다. CERN ALICE 인하 권민정 교수 제공




쉽게 깨져야 할 원자핵이 왜 극한 환경에서 오히려 잘 만들어질까. 수십 년간 과학자들을 괴롭혀온 우주의 수수께끼가 마침내 풀렸다.





한국연구재단은 앨리스(ALICE) 국제공동연구팀이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CERN) 거대강입자가속기(LHC)에서 양성자 충돌실험을 수행해 중수소 생성 메커니즘을 실험적으로 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10일 게재됐다.





ALICE는 CERN의 LHC를 이용해 빅뱅 직후 백만분의 1초 후에 형성됐을 원시 우주를 재현하고 물질의 생성과정과 상호작용을 밝히는 국제공동프로젝트다. 40개국 170개 기관에서 1900여 명이 참여하며 한국에서도 8개 기관 52명의 연구자가 활동 중이다. 권민정 인하대학교 교수가 한국팀 대표를 맡았다.



중수소는 수소의 동위원소로 일반 수소보다 무겁지만 원자핵 중에서는 가벼운 편에 속한다. 결합에너지가 약 2.2MeV(메가전자볼트)에 불과해 매우 약하게 결합돼 있다. MeV는 입자물리학에서 쓰는 에너지 단위로 전자 하나가 100만 볼트의 전압을 통과할 때 얻는 에너지다.





수백 MeV 이상의 에너지가 쏟아지는 초고온 충돌 환경에서 중수소는 쉽게 깨져야 한다. 중수소가 극한 조건에서 오히려 다량 생성되는 현상은 핵물리학의 중요한 미해결 문제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양성자-양성자 충돌실험에서 생성된 파이온과 중수소 쌍의 움직임을 정밀 분석해 입자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됐는지를 추적했다. 델타 공명입자가 붕괴하며 내놓은 양성자와 중성자가 다시 결합할 경우 특징적인 신호가 데이터에 남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델타 공명입자는 충돌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형성되는 불안정한 입자로 매우 짧은 시간 후 붕괴한다.





분석 결과 관측된 중수소와 반중수소의 약 60%가 델타 공명입자 붕괴 이후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모든 공명입자 붕괴의 기여를 포함하면 비율은 약 90%에 달했다. 중수소가 충돌 순간 바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명입자가 붕괴한 뒤 입자들이 다시 결합하면서 형성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실험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권민정 교수는 "중수소 형성 메커니즘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삼중수소와 헬륨 등 더 복잡한 원자핵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더 큰 규모의 충돌 환경에서 공명입자 붕괴가 핵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비교·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핵 생성 과정을 정확히 기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우주물리와 천체물리 모델의 정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중수소 및 반중수소 생성과정을 정밀하게 이해하면 암흑물질을 간접적으로 탐색하는 연구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75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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