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행동 학습한 뉴로모픽칩을 소방복에 적용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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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행동 학습한 뉴로모픽칩을 소방복에 적용한다면?

하이커뮤니티매니져 0 4 12.25







과학동아 ×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SF미래스케치 워크숍’ 현장









12월 13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SF미래스케치 워크숍’ 현장. 반도체기술연구단 연구실에서 김재욱 선임연구원이 뉴로모픽 칩 ‘퍼스트클래스’를 기반으로 인간 운전자의 운전 성향을 학습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남윤중 제공



12월 13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SF미래스케치 워크숍’ 현장. 반도체기술연구단 연구실에서 김재욱 선임연구원이 뉴로모픽 칩 ‘퍼스트클래스’를 기반으로 인간 운전자의 운전 성향을 학습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남윤중 제공










“사람 소뇌의 신경망 동작 원리를 모사한 뉴로모픽 칩으로 자율주행 시스템을 구현한 겁니다. 사람 운전자의 운전 성향을 학습해 주행하기 때문에 일반 자율주행차보다 승차감이 좋죠.”










12월 13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반도체기술연구단 연구실. 김재욱 선임연구원의 설명에 시선이 일제히 모니터로 쏠렸다. 화면 속 자동차 시뮬레이터가 도로를 달리는 동시에 책상 위 실제 핸들이 미세하게 돌아갔다.





뉴로모픽 칩 자동차의 주행은 같은 도로 조건에서도 분명 달랐다. 기존 자율주행차보다 한 템포 느렸지만 복잡한 도로에서는 오히려 더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안전운전하는 사람의 운전 스타일을 학습한 것 같습니다. 난폭 운전을 하는 사람을 학습해선 절대 안 되겠죠?” 김 선임연구원이 덧붙이자 연구실에 웃음이 퍼졌다. 사람의 두뇌를 모방한 반도체가 먼 이야기가 아니라 눈앞에서 돌아가는, 만질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을 깨닫게 만드는 현장이었다.






● 사람의 뇌를 닮은 칩, 눈앞에서 움직이다





이날 랩투어는 2026년 설립 60주년을 맞는 KIST와 함께한 ‘SF미래스케치’ 워크숍의 첫 순서였다. SF미래스케치 워크숍은 연구자들이 실제로 개발 중인 기술을 현장에서 확인한 뒤 그 기술이 만들어낼 미래 사회의 한 장면을 SF 시놉시스로 구체화하는 프로그램이다.





과학과 SF, KIST 연구 현장에 대한 호기심으로 모인 30명의 참가자들이 진눈깨비가 흩날리는 궂은 날씨에도 연구실을 가득 채웠다.





대표 기술로 소개된 것은 인간 두뇌 신경망의 동작 원리를 모사한 뉴로모픽 반도체였다. 인간의 뉴런이 시냅스를 통해 스파이크 신호를 주고받는 방식에 착안한 스파이킹 신경망(SNN) 하드웨어 ‘퍼스트클래스(FirstClass)’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김 선임연구원이 2024년 CES에서 시연했던 기술을 참가자들 앞에서 직접 선보였다.





기존 컴퓨터 중앙처리장치가 순차적으로 계산을 수행하는 구조라면 뉴로모픽 칩은 수많은 뉴런이 병렬적으로 작동하는 두뇌의 신경망 구조를 본떠 만들어졌다. 이런 구조적 차이는 에너지 효율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에서 알파고는 바둑 한 판에 약 1메가와트(MW)의 전력을 사용한 반면 이세돌 9단의 뇌가 소비하는 에너지는 약 20와트(W)에 불과했다.





“왜 여러 뇌 부위 중 하필 소뇌를 모방하나요?” “뉴로모픽 칩 없이 소프트웨어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나요?” 설명이 이어지자 참가자들은 관심을 보이며 연이어 질문을 던졌다.










워크숍은 첨단 반도체 기술을 살펴보는 강연과 랩투어로 문을 열었다. 김형준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소장이 초거대 연산 반도체(RPU)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남윤중 제공



워크숍은 첨단 반도체 기술을 살펴보는 강연과 랩투어로 문을 열었다. 김형준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소장이 초거대 연산 반도체(RPU)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남윤중 제공




랩투어는 반도체 제작 현장으로 이어졌다. KIST 청정연구동, 김형준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소장의 안내를 받아 약 1㎡ 크기의 유리창 너머로 연구실을 들여다봤다. 안에는 분자선 에피택시(MBE) 장비가 있었다.





내부를 우주 공간에 가까운 10^-12 토르(Torr, 1Torr는 표준 대기압의 1/760) 수준의 초고진공 환경으로 유지하는 장비다. 한 대 가격이 “20억 원에서30억 원”이라는 김 소장의 말에 참가자들 사이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김 소장은 이곳에서 제작된 반도체로 초거대 연산 반도체(RPU) 연구를 하고 있다. RPU는 기존 컴퓨팅으로는 풀기도 어렵고 에너지 소비도 많은 초거대 조합 최적화 문제를 손쉽게 해결하는 새로운 방식의 컴퓨팅이다. 신약 개발이나 기후 예측처럼 경우의 수가 폭발하는 문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기술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워크숍은 첨단 반도체 기술을 살펴보는 강연과 랩투어로 문을 열었다. 김형준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소장이 초거대 연산 반도체(RPU)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남윤중 제공



워크숍은 첨단 반도체 기술을 살펴보는 강연과 랩투어로 문을 열었다. 김형준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소장이 초거대 연산 반도체(RPU)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남윤중 제공





● 기술이 이야기로 바뀌는 시간





랩투어가 끝나자 참가자들은 조별로 흩어졌다. 차세대반도체 연구의 현장을 직접 본 뒤 이제는 그 기술이 열어놓을 미래를 SF 이야기로 설계할 차례였다.





과학을 좋아하는 중·고등학생부터 연구자를 꿈꾸는 대학생, 현직 창작자, SF 공모전 입상자까지 참가자들의 배경이 제각각이다 보니 같은 장면을 보고도 각자가 짚어낸 포인트는 달랐다. 테이블 위에는 아이디어를 적은 포스트잇이 빠르게 쌓여갔다.





뉴로모픽 칩에 깊은 인상을 받은 한 조는 상상을 ‘소방복’으로 확장했다. “베테랑 소방관의 행동을 학습한 소방복을 신참이 입으면 그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 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조별 시놉시스 작업 시간 참가자들이 아이디어를 나누는 자리에 SF 평론가인 이지용 단국대 인문사회융합인재양성사업단 교수가 조언을 더하며 이야기를 완성해나가고 있다. 남윤중 제공



조별 시놉시스 작업 시간 참가자들이 아이디어를 나누는 자리에 SF 평론가인 이지용 단국대 인문사회융합인재양성사업단 교수가 조언을 더하며 이야기를 완성해나가고 있다. 남윤중 제공




과학기술에 관심이 많다는 대학생 서승우 씨의 질문에 기술 자문 멘토로 함께한 김 선임연구원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며 “영화 해리포터의 투명망토처럼 의지를 지닌 사물이 등장할 수 있다”고 답했다.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박종빈 씨는 질문의 방향을 노동으로 돌렸다. “뉴로모픽 칩을 탑재한 로봇에 인간의 노동을 학습시키면 인간은 노동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요?” 김 선임연구원은 구글이 2024년 공개한 청소 로봇 ‘알로하(Aloha)’ 사례를 언급하며 “그런 콘셉트는 이미 현실에 다가와 있다”면서도 “다만 복잡하고 고도화된 작업일수록 뉴로모픽 칩의 강점이 분명해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과학동아 구독자 청소년들이 모인 한 조는 보안 기술을 이야기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RPU부터 블록체인, 양자기술까지 서로 다른 방식의 기술이 보안에 쓰이는 상황을 설정해 어떤 기술이 창이 되고 어떤 기술이 방패가 될 수 있을까를 따져보는 스토리였다.





“국가마다 선택한 보안 기술이 달라서 그 경쟁이 갈등으로 번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박성하 학생(오륜중 1학년)의 질문에 RPU 전문가인 김 소장은 “가능성은 있다”며 “특정 기술이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각 기술은 서로 다른 강점과 약점을 갖고 있고 실제로 각국과 기업들이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최종 승자는 누가 돼야 과학적으로 그럴듯할까요?”라는 다음 질문에 김 소장은 웃으며 답했다. “아직은 아무도 모릅니다.”





확실한 정답이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상상을 더 자극했다. 보안 기술 간의 경쟁을 단순한 승패가 아니라 끊임없이 암호 체계가 바뀌는 ‘끝나지 않는 싸움’으로 그려볼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가 그 자리에서 나왔다.





테이블에는 그 이후로 ‘보안’ ‘암호’ ‘산업 스파이’ ‘양자’ 같은 단어들이 뒤섞인 포스트잇이 쌓였다. 연구자의 기술 자문을 거치자 흩어져 있던 아이디어들이 현실적으로 그럴듯한 이야기의 뼈대를 갖춰가기 시작했다.










보안을 주제로 시놉시스를 구상하는 조의 질문을 받고 김형준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소장이 세계 각국의 보안 기술 경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윤중 제공



보안을 주제로 시놉시스를 구상하는 조의 질문을 받고 김형준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소장이 세계 각국의 보안 기술 경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윤중 제공





● 시놉시스, 기술에 방향을 묻다





“저희 조는 RPU와 뉴로모픽 컴퓨터가 상용화된 세계관을 설정했습니다. 그리고는 목 부상으로 은퇴한 천재 F1 레이서가 자신의 레이싱 스타일을 학습한 뉴로모픽 칩 레이싱 카로 다시 트랙에 서는 이야기를 상상해봤습니다.





주인공에게 맞서는 라이벌 팀은 허가되지 않은 RPU 기반 AI 시스템으로 완벽에 가까운 주행을 보여주는데요, 결승전에서 그 완벽함이 흔들리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이선우 학생(제주 귀일중 3학년)의 시놉시스 발표가 시작되자 발표장 분위기가 단숨에 집중으로 바뀌었다. ‘뉴로모픽 F1 레이스’라는 짧은 이야기였지만 뉴로모픽 칩과 RPU라는 두 연산 방식의 차이가 레이스의 한 장면으로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SF 평론가인 이지용 단국대 인문사회융합인재양성사업단 교수는 “스포츠처럼 신체를 극한까지 사용하는 영역을 새로운 기술로 다시 상상한 점이 흥미롭다”고 짚었다. 특히 부상으로 더 이상 레이스에 나설 수 없는 주인공의 등장과 그에 대한 대안 제시는 “포스트휴머니즘 논의와도 맞닿아 있는 소재”라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RPU와 뉴로모픽 자동차의 대결이라는 설정은 두 기술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라며 “기술적 디테일이 더 녹아들면 이야기가 한층 단단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른 조들의 시놉시스도 저마다 결이 분명했다. 상온 초전도 기반 뉴로모픽 임플란트가 일상화된 사회에서 기술 의존이 끊긴 이후 인간의 자립을 묻는 ‘자립의 온도 310K’가 있었고 차세대반도체 기반의 기후 예측이 공공 안전이 아닌 부동산 가격 조작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회를 그린 ‘기후 매매’는 “한국에서만 나올 법한 SF”라는 웃음을 자아냈다.





AI와 인간의 관계를 이야기의 중심에 둔 ‘우로보로스’는 기술이 어디까지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는지를 묻는 작품이었다. 이처럼 기술의 가능성만이 아니라 실패와 한계까지 함께 그려낸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대표적인 예가 SF작가와 SF작가 지망생으로 구성된 조의 작품 ‘니르바나 두기’였다.





이야기는 저전력 반도체가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세계 ‘니르바나’에서 출발한다. 바둑 연구생 두기는 AI 스승 ‘오메가’에게 바둑을 배우다가 오래된 기보를 통해 우연히 자신이 살던 세계가 현실이 아니라 시뮬레이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저전력 반도체가 실패한 현실 세계에서는 AI 서버 폭증으로 지구가 과열돼 인류가 멸종 위기에 처했고 니르바나는 ‘인간이 가지 못한 길’을 계산해 만든 세계였다. 두기 역시 AI가 만들어낸 인격체였다.





이 교수는 “인간 멸종 이후를 이야기의 출발점으로 삼는 상상은 SF에서 많이 등장하는 지점”이라며 “기술을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과 함께 공진화하는 존재로 그린 점이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저전력 반도체가 실패한 미래를 상상해준 덕분에 연구자로서 오히려 더 경계해야 할 지점을 돌아보게 됐다”며 “강력한 기술일수록 사회 전체 차원의 억제와 통제가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잘 담긴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기술을 만드는 사람들과 그 기술로 만들어질 미래를 상상하는 사람들이 기술의 쓰임과 방향을 함께 고민했다는 점에서 이날의 워크숍은 결과물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김 소장은 워크숍을 마치며 “평소 팩트로만 이야기하던 연구 현장의 기술이 사회적 맥락에서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를 확인한 시간이었다”며 “기술과 사회, 연구와 상상을 잇는 시도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이 그려낸 미래의 모습. 뉴로모픽 칩과 RPU가 상용화된 세계를 배경으로 차세대반도체 기술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를 시각화했다. 왼쪽부터 베테랑 소방관의 능력을 학습한 소방복, 인간 레이서의 주행 스타일을 반영한 레이스 카, 저전력 반도체가 적용된 미래 도시. (왼쪽부터 박종빈, 서승우, 이영혜, 김경림, 민이안, 이영미) 남윤중 제공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이 그려낸 미래의 모습. 뉴로모픽 칩과 RPU가 상용화된 세계를 배경으로 차세대반도체 기술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를 시각화했다. 왼쪽부터 베테랑 소방관의 능력을 학습한 소방복, 인간 레이서의 주행 스타일을 반영한 레이스 카, 저전력 반도체가 적용된 미래 도시. (왼쪽부터 박종빈, 서승우, 이영혜, 김경림, 민이안, 이영미) 남윤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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