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홍창기. 사진제공|LG 트윈스
“제가 수비까지 하면 (김)현수 형도, (문)성주도 쉴 수 있으니까요.”
LG 트윈스의 간판타자 홍창기(32)는 27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원정경기에 리드오프 우익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4안타 1득점 1도루로 팀의 9-2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5월 13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 도중 동료 야수와 충돌로 왼 무릎 인대를 크게 다쳤던 그는 재활로 4개월간 공백을 겪고도 절정의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복귀전이던 13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부터 10경기에서 타율은 0.448(29타수 13안타)에 이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홍창기는 “복귀하면 팀에 꼭 도움이 되고 싶었기 때문에 빠른 공을 좀 더 보려고 하고, 피칭 머신으로도 훈련하며 많이 준비했다. 그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선 타격 외에도 눈에 띄는 점이 한 가지 더 있었다.
당초 LG는 홍창기를 지명타자로 출전시키려다 경기 전 선발 라인업을 한 차례 바꿨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염경엽 LG 감독은 “(홍)창기가 ‘(우익수로) 나가고 싶다’고 하더라. (수비 출전) 시기를 내일로 좀 더 미루려다 비 예보가 있어 트레이닝파트와 의논해 오늘로 정했다”고 밝혔다.
홍창기가 수비를 소화한 건 부상 당일인 5월 13일 경기 이후 4개월 17일(137일) 만이었다.
염 감독은 홍창기의 수비 출전을 서두르지 않고 있었다.
수비를 소화하게 되면 방향 전환이 잦아 무릎 인대 회복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봐서다.
홍창기는 “수비 연습을 하면서 타구 잡을 때의 느낌도 나쁘지 않았고, 뛰어갈 때의 모습이 괜찮다고 느껴졌다”고 몸 상태를 밝혔다.

LG 홍창기. 사진제공|LG 트윈스
홍창기가 수비를 소화하고 싶던 이유에는 동료들을 향한 생각도 담겨 있었다.
140경기 넘게 소화하느라 지쳤을 동료들의 짐을 덜어주고 싶은 게 홍창기의 생각이다.
그는 “내가 수비를 나가면 우리 팀에는 좋은 것”이라며 “내가 수비하면 현수 형도 쉬고, 성주도 쉴 수 있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염 감독에게) ‘나갈 수 있으면 나가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상태 악화나 재발을 막기 위해 스스로도 각별히 신경 쓰고 노력한다.
“아직 불안감은 살짝 있다. 하지만 시합하며 좀 더 대비하려고 한다. 방향 전환 동작에서 좀 더 주의한다면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창기는 남은 3경기에서도 수비를 좀 더 견고하게 소화하며 팀의 정규시즌 우승에 보탬이 되겠다는 의지다.
그는 “수비를 좀 더 점검하고 싶다”며 “일단 부상 이후 오늘 처음으로 수비를 소화했기 때문에 어려운 타구를 처리하는 거나 송구도 한번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대전|김현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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