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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

국내 연구진이 이산화탄소보다 310배 더 강한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N₂O)를 실온에서도 거의 100% 없앨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자동차 배기가스나 화학공정에서 나오는 아산화질소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온실가스 줄이기와 탄소중립 실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백종범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진은 구슬이 부딪힐 때 생기는 충격과 마찰을 이용해 아산화질소를 분해하는 신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아산화질소는 흔히 ‘웃음 가스’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한 온실가스다. 주로 화학공장과 디젤 엔진 배기가스에서 발생하며, 오존층을 파괴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문제는 이 기체가 워낙 안정적이라, 기존 기술로는 섭씨 445도 이상의 고온에서만 분해가 가능해 에너지 소모가 매우 컸다.
연구진은 이 한계를 ‘기계적 에너지’로 돌파했다. 지름 몇 밀리미터의 구슬을 넣은 용기(볼밀)에 니켈산화물(NiO) 촉매와 아산화질소 가스를 함께 넣고 빠르게 흔들어 주는 공정을 고안했다.
이때 구슬이 부딪히면서 생기는 충격과 마찰은 촉매 표면에 작은 결함을 만든다. 아산화질소가 낮은 온도에서도 쉽게 분해되는 건 이 결함 덕분이다.
실험 결과, 섭씨 42도에서 아산화질소 99.98%가 분해됐다. 기존 고온 방식(445도, 전환율 49%)보다 에너지 효율도 6배 이상 높았다.
연구진은 실제 디젤 엔진 배기가스와 화학공장 배출 환경에서도 시험해, 아산화질소가 최대 97% 이상 분해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의 기술을 도입한 공정은 산소와 수분이 섞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했으며, 비용도 기존 고온 공정보다 8분의 1 수준으로 저렴했다.
백 교수는 “유럽이 지난해부터 시행한 Euro Ⅶ 배출가스 규제에서 아산화질소가 신규 규제 항목으로 포함됐다”며“이번 기술은 자동차나 화학공정뿐 아니라 암모니아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 엔진 등에서도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에너지 분야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Advanced Materials)에 지난달 26일 실렸다.
https://biz.chosun.com/science-chosun/science/2025/10/21/UC4Z726FSZCDLLUJGGT7ROWJ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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