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 한화 노시환이 2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를 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노시환(한화 이글스), 문보경(LG 트윈스)이 가야 하나.
KBO가 지난 12일 발표한 11월 체코, 일본 평가전 35인 명단에는 특이한 점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1루수가 1명도 없다는 점이다. 내야수를 넉넉하게 8명이나 뽑았다. 우타자는 노시환과 한동희(상무), 좌타자는 김영웅(삼성 라이온즈), 문보경, 신민재(LG 트윈스), 박성한(SSG 랜더스), 송성문(키움 히어로즈), 스위치히터 김주원(NC 다이노스).

2025년 9월 1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1루 주자 문보경이 2회말 무사 1루서 김현수의 안타 때 3루를 밟은 뒤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마이데일리
한국야구의 어두운 단면이다. 과거 이승엽, 이대호 등 강타자가 1루수 미트를 끼고 대표팀에 단골로 선발되던 시절엔 1루수 고민을 할 이유가 없었다. 2006년 초대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 WBC)에선 이승엽, 최희섭, 김태균까지 1루수만 3명이었다. 천하의 김태균이 백업이었다. 19년 전, 정말 옛날의 일이다.
걸출한 젊은 내야수는 지금도 많이 나온다. 그러나 유독 1루수는 안 보인다. 현재 10개 구단 1루수는 대부분 외국인타자이거나 전성기를 넘긴 30대 중~후반의 국내 선수다. 외국인타자에게 의존하기도 했고, 전문 1루수를 그만큼 못 키우기도 했다. 전문 1루수는 곧 장거리타자, 중심타자의 상징이라는 점에서도 KBO리그 10개 구단이 뼈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WBC의 경우 한국계라면 외국인선수들도 합류 가능하다. 그런데 메이저리그나 마이너리그에서 한국계 1루수가 있다는 소식은 안 들린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타자들 중 가장 눈에 들어오는 한국계 선수는 토미 에드먼(LA 다저스)과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즈)다. 이들은 1루와 거리가 있다.
그래도 류지현 감독과 KBO 전력강화위원회가 아무런 생각 없이 내야수 8명을 뽑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행히 1루를 볼 줄 아는 선수들이 있다. 노시환과 문보경이 대표적이다. 특히 문보경의 경우 최근 국제대회서도 1루수를 맡았고, LG에서도 간혹 1루수로 나간다. 송성문도 1루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
3루수 요원이 많다. 노시환과 문보경, 송성문과 한동희, 김영웅까지 5명이다. 체코, 일본 평가전서 이들로 3루수, 1루수, 지명타자를 고루 돌려가며 쓸 수 있다. 송성문이 2루로 완전히 이동하면 다양한 조합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 경기. 키움 송성문이 1회초 첫 타자로 나와 안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타격 시너지도 중요하지만, 1루에서의 수비력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결국 이들 중에서 내년 WBC 주전 1루수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제대회서 내야 수비는 매우 중요하다. 류지현 감독이 바라보는 기준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