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임찬규. LG 트윈스 제공
이제 임찬규(33·LG) 손에 달렸다. 임찬규가 LG의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다.
LG는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한화와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치른다. LG가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하기 위한 매직넘버는 ‘1’이다.
LG의 운명이 결정되는 이 경기는 원래 28일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비가 퍼부었다. 1시간 지연 개시를 계획하고 그라운드 정비를 한 채 기다려봤으나 빗줄기는 멎지 않았다. 다시 내린 비에 그라운드에는 방수포가 덮였고 결국 한화와의 마지막 승부는 29일로 밀렸다.
임찬규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한화가 선발을 교체하며 사실상 손을 들었기 때문이다.
양 팀은 ‘1위 결정전’으로 불렸던 이번 시리즈의 선발 스케줄을 미리 정해 놓은 상태였다. LG는 요니 치리노스-앤더스 톨허스트-임찬규를, 한화는 류현진-문동주-코디 폰세를 예고했다. 28일 경기가 열렸다면 LG의 ‘토종 1선발’ 임찬규와 한화의 ‘17승 투수’ 폰세가 맞붙을 예정이었다. 폰세는 LG가 우승 확정 상대로 마주하기에는 매우 부담스러운 투수다.
그러나 비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뀌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비가 내리던 오전만 해도 “(우천취소돼 내일로 연기되면) 선발 투수는 그대로 폰세”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후 3시 우천 취소 결정 직후 한화는 29일 선발을 신인 정우주로 교체했다. 한 시간 지연개시를 준비하는 동안 선발 투수가 몸을 이미 풀었고 뒤늦게 경기가 취소되면서 한화는 결국 폰세를 ‘보호’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LG와 3.5경기 차에서 지난 26일 3연전 맞대결을 시작했다. 먼저 2승을 거두면 1.5경기까지 따라가 1위 탈환의 기적을 꿈꿀 수 있었으나 지난 27일 문동주가 0.2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날 패배로 다시 3.5경기 차가 돼 역전 우승 가능성이 희박해진 한화는 폰세를 굳이 무리시키지 않기 위해 선발을 교체했다. 김 감독은 이날 인터뷰에서 “LG를 다음에(포스트시즌에) 만나게 될 경우를 대비해 준비를 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PS 준비 모드’에 돌입한다는 의미다.

한화 정우주.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가 무게를 덜면서 임찬규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반드시 LG에 승리를 가져와야 한다.
임찬규는 지난 13일 KIA전 이후 16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다. 최근 등판했던 3경기에서 모두 패했지만 이번 시즌 한화전 성적이 좋다. 4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 0.62를 기록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임찬규가 시즌을 치르면서 지쳤었다고 생각한다”라며 “지치면 공의 회전이 약해져서 안타를 맞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긴 휴식을 줬다. 휴식의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임찬규는 지난 2년 간 LG 마운드의 해결사였다. 2023년 불펜에서 시작해 선발로 입지를 오히려 굳힌 뒤 2024년에는 포스트시즌에서도 빛나는 경기력을 뽐냈다. 준플레이오프(2경기)와 플레이오프(1경기)까지 포스트시즌 3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을 거뒀다.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3년 연속 10승 이상을 올린 임찬규는 이제 명실상부 LG의 ‘토종 에이스’다. 정규시즌의 영웅이 될 차례다. 임찬규의 이번 시즌 승수가 ‘12’가 되는 순간, LG의 매직넘버는 소멸된다. 한국시리즈 직행의 문턱에 임찬규가 서 있다.
대전 | 이두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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