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에 여자 히딩크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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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영에 여자 히딩크가 나타났다

하이커뮤니티매니져 0 2 12:11























이보은 강원특별자치도청 수영감독이 12일 강원도 춘천시 반다비 수영장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우상조 기자






그는 한국 수영의 신기록 제조기를 만든다. 지도력과 결실만 따지면 2002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 4강 연출가인 거스 히딩크 감독에 견줄 만하다. 지난달 부산 전국체전(체전)에서 강원특별자치도청 수영팀을 이끈 이보은(49)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체전에서 '이보은 사단'은 한국신기록 6개를 쏟아냈다. 황선우(22)의 자유형 200m, 김영범(19)의 자유형 100m 기록은 지난해 파리올림픽 해당 종목의 금메달과 은메달에 준하는 성적이었다.




이 감독을 12일 춘천에서 만났다. 체전 직후 요청한 인터뷰를 국가대표 선발전이 끝나고 할 수 있었다. 발표 전이지만, 국가대표 10명 중 강원도청 소속이 황선우, 김영범, 김우민(24), 양재훈(27), 최동열(26), 윤지환(19) 등 6명에 이를 전망이다. 마흔의 끝자락에 선 여자 감독은 건장한 '이대남'들을 어떻게 쥐락펴락하며 '어벤저스' 수영팀으로 만들었을까.




"수영은 팀 스포츠다." 이 감독이 내린 정의다. 가장 고독한 개인 종목이라는 통념과 반대다. "팀 분위기가 좋아야 성적이 좋아진다"고 단언한 그는 "선수를 뽑을 때도 인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인성이 나쁘면,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한다. 오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뻔한 말 같지만, 기본이 중요하다. 훈련 때 '지키면서 빠르게'라는 말을 자주한다. 모든 동작을 정확하게 지키면서 빠르게 해야 의미가 있다는 것"이라고 '코칭'의 원칙을 설명했다.


스포츠의 세계에서 여성이 남성을 지도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남성이 스포츠에선 더 빠르고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품이 소탈하고 화통한 이 감독은 "오히려 남자 선수를 가르치는 게 편하다"며 "소통하기도 더 쉽다"고 말했다. 그는 "수영할 때 어떤지는 눈 감고도 알 수 있다"며 "선수들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알려주기보다는 어떻게 고치는 게 좋겠다는 대안을 알려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1년 은퇴해 2012년 강원체고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약 4년 만인 2016년 강원도청의 지휘봉을 잡았다. 강원체고를 지도하며 전국체전 메달을 추가하며 실력으로 '유리 천장'을 깼다. 이 감독은 "남자 선수를 지도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강원도청은 이제 선수들이 가장 오고 싶어하는 팀이 됐다"고 자부했다.




이 감독은 "다시 태어나도 수영 선수를 하고 지도자를 할 거다. 아직도 수영이 너무 좋다"고 말할 정도로 열정적이다. 수영을 시작한 건 초등학교 5학년 때다. 그는 “육상부 선생님도 관심을 보였다. 아빠가 딸이 햇볕에 그을리는 게 싫다고 수영부를 알아봐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배영을 했다. 중3을 마친 뒤 자유형으로 바꾸었다. 앞으로 나가는 걸 보면서 수영하고 싶었다. 그런데 기록이 빨라지더니 고1 학년말 때 대표선수가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10년간 국가대표로 뛰며 한국기록을 29번 경신했고, 전국체전 금메달도 38개 땄다. 35세까지 선수를 할 만큼 수영을 천직으로 여겼다. 선수시절 막바지에는 접영에도 도전했다. "강원도청에서 선수로 뛰던 2000년대 초반에 계영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가 터치패드를 찍고 실신을 해 물 속에 잠긴 적이 있다"고 선수시절 에피소드를 회고했다.




악바리처럼 수영에 매진했던 그는 꽃길만 걸었던 걸까. 그는 "나보다 슬럼프를 많이 겪은 사람도 없을 거다. 꼭 어두운 터널에 갇힌 기분이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극복하면 한 단계 성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4년 전 도쿄올림픽 이후 황선우를 스카우트할 때 '대한민국에 나보다 더 슬럼프를 이겨내는 방법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0일 오후 부산 동래구 사직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남자일반부 자유형 200m 결승에서 황선우(강원도청)가 기록을 확인하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약속을 지켰다. 황선우는 이 감독과 함께 기나긴 슬럼프를 빠져나왔다. 체전 자유형 200m에서 1분43초92의 아시아신기록을 세운 황선우는 "이젠 대회를 앞두고 어떻게 컨디션을 관리하면 되는지 감을 잡았다"며 눈물을 쏟았다. 황선우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테이퍼링'(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줄여가는 컨디션 조절법)이다. 그 전에도 테이퍼링을 했지만, 이번에 좀 더 과감하게 했다. 이 감독은 "사실 올 초 국가대표팀 코치를 겸하면서 팀과 병행하는 것에 큰 어려움과 좌절을 겪었다. 그게 결과적으로 지도방식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시도를 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해외 전지훈련을 강조한다. 그는 "해외에 나가면 현지 지도자를 섭외하고 난 서포터가 된다. 지휘봉을 놓으니 처음엔 선수들이 더 당황했다. 선수들에게 '선생님도 아직 배울 게 많다'고 얘기했다"며 "강원도청은 해외에서 열리는 작은 오픈대회에도 많이 나간다. 난 예전에 국제대회 나가면 함성과 박수에 얼어붙어 제대로 뛰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해외 대회에서도 여유있게 경기에 임한다"고 말했다.




월드컵 16강에 진출하고도 "아직 배고프다"고 했던 히딩크처럼 이 감독도 멈출 생각이 없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황선우를 기대해도 좋냐는 질문에 그는 "선우보다 더 기대되는 선수도 있다"고 답했다. 자유형 100m에서 47초39의 한국신기록으로 선배 황선우를 넘어선 김영범(19)을 두고 한 말이다. 키 1m95㎝에윙스팬(양팔 너비) 2m16㎝의 압도적 피지컬을 지닌 '수영 괴물'이다.











지난달 23일 부산 사직종합운동장 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남자 일반부 혼계영 400m 결승에서 자유형주자로 나선 김영범(강원도청)이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감독은 "올림픽보다 내년 아시안게임이 먼저다. 특출난 선수 한 명만 있는 게 아니라 앞세대를 이어갈 후배 유망주까지 나와야 한국 수영이 한 단계 도약한다"며 "계영에서 중국을 누르고 싶다"고 개인이 아닌 팀의 승리를 강조했다. "LA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도 가능하냐"고 재차 묻자 "황선우와 김영범 모두 기량이 피크에 이를 수 있다"며 웃었다.




성공한 지도자는 원래 비슷한 공통점이 많은 것일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외국의 강호와 대결해 배우려는 하고, 슬럼프에 기죽지 않는 태도 등 그는 히딩크와 닮은 점이 많아 보인다.




이 감독은 인터뷰 중간에 "선수때는 물론 지도자를 하면서도 아버지에게 많이 의지한다"며 "어릴 때 어린왕자, 손자병법 등의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아버지가 정한 가훈은 '누가 뭐라든 너의 길을 가라'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누가 뭐라든, 씩씩하게 한국 수영의 새 길을 열고 있다.




춘천=이해준 기자 [email protected]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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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경기 승점
1 리버풀 19 12 6 1 42
2 아스널 18 12 4 2 40
3 애스턴 빌라 19 12 3 4 39
4 토트넘 18 11 3 4 36
5 맨시티 17 10 4 3 34
6 맨유 19 10 1 8 31
7 웨스트햄 18 9 3 6 30
8 뉴캐슬 19 9 2 8 29
9 브라이튼 18 7 6 5 27
10 본머스 18 7 4 7 25
11 첼시 18 6 4 8 22
12 울버햄튼 18 6 4 8 22
13 풀럼 19 6 3 10 21
14 브렌트포드 17 5 4 8 19
15 크리스탈 팰리스 18 4 6 8 18
16 노팅엄 포레스트 19 4 5 10 17
17 에버턴 18 8 2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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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번리 19 3 2 14 11
20 셰필드 19 2 3 14 9